
이사 나가는 날 관리사무소에 들르라는 말을 듣습니다. 관리비에 섞여 나간 돈 중에 집주인이 낼 몫이 있다는 겁니다. 아파트 세입자라면 여기서 끝납니다. 문제는 오피스텔이나 빌라입니다. “그건 아파트만 되는 거예요”라는 답을 듣고 그냥 돌아서는 일이 많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 돌려받기는 사는 집에 따라 근거가 되는 법이 갈립니다. 반환 자체는 양쪽 다 법령에 적혀 있습니다. 다만 갈리는 지점이 있고, 신축이면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집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09-07
| 항목 | 한눈에 |
|---|---|
| 돌려받는 돈 | 집주인이 낼 몫인데 세입자가 관리비로 대신 낸 장기수선충당금 |
| 아파트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8항 |
| 오피스텔·빌라 근거 | 집합건물법 시행령 제5조의4 제4항 (관리단이 수선적립금을 걷고 있어야 성립) |
| 금액 감 | 전용 84㎡·전국 평균 단가 기준 월 2만 6천원 안팎. 2년이면 60만원대 |
| 신축이면 | 사용검사일부터 1년간은 적립 자체가 없어 청구 구간이 그만큼 짧다 |
우리 집도 되는지는 세대수가 가르지 않습니다
출발점은 한 줄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 제1항은 장기수선충당금을 “해당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징수하여 적립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낼 사람이 집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관리비 고지서가 그 집에 사는 사람 앞으로 나갑니다. 세입자가 대신 낸 모양이 되고, 그래서 나갈 때 정산하는 겁니다.
그다음 질문이 “우리 아파트도 걷나”입니다. 여기서 300세대 이야기가 나옵니다. 300세대가 안 되면 장충금이 없다는 말인데, 조문과 맞지 않습니다. 법 제29조 제1항은 장기수선계획을 세워야 하는 공동주택을 네 가지로 적어 두었습니다.
-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 승강기가 설치된 공동주택
- 중앙집중식 난방방식 또는 지역난방방식의 공동주택
- 건축법 제11조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 외의 시설과 주택을 같은 건축물로 지은 건축물
2호를 보면 세대수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승강기가 있으면 그것만으로 대상입니다. 100세대짜리 소규모 단지라도 엘리베이터가 있으면 여기에 들어갑니다. 4호는 상가와 주택이 한 건물에 섞인 주상복합을 가리킵니다.
300세대라는 숫자는 다른 조문에서 온 겁니다. 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 기준이 따로 있습니다. 관리사무소를 두고 주택관리사를 선임해야 하는 단지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300세대 이상, 150세대 이상이면서 승강기가 있는 곳 등입니다. 관리 체계를 갖추라는 기준과 장기수선계획을 세우라는 기준을 섞어 쓴 글이 많습니다.
확인할 곳은 하나입니다. 고지서에 장기수선충당금 항목이 찍혀 있으면, 그 돈은 원래 집주인 몫입니다.

아파트냐 오피스텔·빌라냐로 근거 법이 갈립니다
오피스텔·빌라 세입자는 못 받는다는 설명을 흔히 보는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반환 근거가 없는 게 아니라 근거가 다른 법에 들어 있습니다.
아파트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8항입니다. “공동주택의 소유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자가 대신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집합건물법이 적용되는 오피스텔·빌라는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집합건물법 시행령 제5조의4 제4항이 2021년 2월 2일 신설되면서 들어갔습니다. “구분소유자는 수선적립금을 (…) 점유자가 대신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점유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구분소유자가 집주인, 점유자가 세입자입니다. 이름만 다를 뿐 구조가 같습니다.
다만 전제가 하나 붙습니다. 집합건물법 제17조의2 제2항은 관리단이 “규약에 달리 정한 바가 없으면 관리단집회의 결의에 따라 수선적립금을 징수하여 적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걷을 수 있다는 임의 규정입니다. 아파트처럼 무조건 적립해야 하는 게 아닙니다. 그 건물이 실제로 걷고 있어야 돌려받을 것도 생깁니다. 관리비 내역서에서 수선적립금이나 장기수선충당금 항목을 먼저 찾아보세요.
청구할 상대도 헷갈립니다. 돈은 관리단에 쌓이지만 받을 상대는 관리단이 아닙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4년 5월 23일 선고한 2023가단137284 사건에서 임차인들이 관리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임대차계약에 따라 구분소유자에게서 선납한 장기수선충당금을 정산받을 수 있으니 손해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정산 약정이 있던 사안이고 하급심입니다. 다만 조문 구조와 같은 방향입니다. 청구는 집주인에게 합니다.
| 가르는 기준 | 아파트 | 오피스텔·빌라(집합건물) |
|---|---|---|
| 반환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⑧ | 집합건물법 시행령 제5조의4④ |
| 항목 이름 | 장기수선충당금 | 수선적립금 |
| 적립 의무 | 대상 단지는 의무 | 임의(규약·관리단집회 결의로 걷을 때만) |
| 납부확인서 발급 의무 조항 | 있음(시행령 제31조⑨) | 없음 |
| 돌려달라고 할 상대 | 집주인 | 집주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집합건물법 시행령 제5조의4 열어보기
얼마쯤 되는지, 신축이면 왜 반토막인지
금액은 단지마다 다릅니다. 계산하는 방식 자체는 시행령 제31조 제3항에 공식으로 박혀 있습니다.
월간 세대별 장기수선충당금 = [장기수선계획기간 중의 수선비총액 ÷ (총공급면적 × 12 × 계획기간(년))] × 세대당 주택공급면적
앞의 대괄호가 그 단지의 ㎡당 단가이고, 뒤에 우리 집 면적을 곱하는 구조입니다. 조문이 쓰는 면적은 전용면적이 아니라 공급면적입니다. 계획을 얼마나 촘촘히 세웠느냐에 따라 단가가 갈리니, 옆 단지와 금액이 달라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감을 잡을 숫자는 있습니다. 한국아파트신문이 2025년 7월 9일 보도한 K-apt 관리비 통계(2025년 5월 기준)에서 전국 평균 장충금 단가는 전용면적 ㎡당 312원이었습니다. 가장 높은 경기도가 351원, 강원 348원, 대전 341원 순이었습니다. 이 통계는 전용면적 기준이라 전용 84㎡에 그대로 곱하면 됩니다. 월 26,208원입니다. 2년을 살면 62만 9천원쯤 됩니다.
여기서 신축이 갈립니다. 시행령 제31조 제6항은 적립 시작 시점을 이렇게 못 박습니다. 사용검사일 등 정해진 날부터 “1년이 경과한 날이 속하는 달부터 매달 적립한다”는 겁니다. 입주 첫해에는 걷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새 아파트 첫 입주자로 2년을 살아도 실제 적립 구간은 12개월 남짓입니다.
| 같은 전용 84㎡·2년 거주 | 적립된 개월 | 단가 312원 대입 시 |
|---|---|---|
| 입주 5년 지난 단지 | 24개월 | 약 62만 9천원 |
| 신축 첫 입주 | 약 12개월 | 약 31만 4천원 |
단서도 하나 있습니다. 건설임대주택에서 분양 전환된 단지는 임대사업자가 관리주체에게 관리업무를 넘긴 날이 속하는 달부터 적립합니다. 준공일 기준이 아닙니다.
표의 금액은 평균 단가를 대입한 예시입니다. 우리 단지 실제 단가는 고지서에 찍힌 월 금액에 그대로 나옵니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관리비 조회하기

확인서 떼서 청구하는 순서와, 여기까지가 확실한 선입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이사 날짜가 잡히면 관리사무소에 납부확인서를 요청합니다. 살던 기간의 누적 금액이 찍혀 나옵니다.
- 임대차계약서에 장충금 관련 특약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 확인서를 집주인이나 중개사무소에 전달합니다. 보통 보증금 반환일에 같이 정산합니다.
- 정산이 안 되면 확인서와 계약서를 근거로 지급명령 신청으로 넘어갑니다.
막히는 곳은 대개 1번입니다. 관리사무소가 바쁘다며 미루거나 집주인 동의를 받아 오라고 합니다. 이때 쓸 조문이 시행령 제31조 제9항입니다. “관리주체는 공동주택의 사용자가 장기수선충당금의 납부 확인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확인서를 발급해 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관리주체 쪽 의무입니다.
다만 이 조항은 공동주택관리법 계열에만 있습니다. 집합건물법 쪽에는 같은 발급 의무 조문이 없습니다. 오피스텔·빌라에서 관리단이 확인서를 안 떼어 주면 아파트만큼 밀어붙일 근거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월별 고지서와 이체 내역을 모아 금액을 직접 계산해 제시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오피스텔 세입자라면 고지서를 미리 챙겨 두세요.
고지서에 비슷한 이름의 항목이 여럿이라 헷갈립니다. 셋을 갈라 두면 다툴 일이 줄어듭니다.
| 항목 | 성격 | 이사 나갈 때 |
|---|---|---|
| 장기수선충당금 | 지붕·외벽·승강기 등 주요 시설 교체·보수용. 소유자 부담 | 세입자가 낸 만큼 집주인에게 청구 |
| 관리비예치금 | 공용부분 관리·운영 경비. 소유자에게 징수(법 제24조) | 소유권이 넘어갈 때 전 소유자와 새 소유자끼리 정산. 세입자와 무관 |
| 수선유지비 | 전구 교체·소모품처럼 그때그때 쓰는 유지비 | 사는 사람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 돌려받지 않음 |
여기까지가 조문과 판결로 확인되는 범위입니다. 인터넷에서 단정적으로 도는 이야기 세 가지는 근거가 그만큼 단단하지 않습니다.
첫째, “장충금은 임차인 부담”이라는 특약입니다. 유효라는 글도 무효라는 글도 있는데,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31조에는 이에 반하는 약정을 무효로 한다는 문구가 없습니다.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을 무효로 못 박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와는 다릅니다. 계약서에 그런 문구가 있다면 다툼이 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둘째, 10년 안에 청구하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민법 제162조 제1항의 일반 채권 소멸시효가 10년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장충금 반환청구권에 이 조문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힌 판례나 유권해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시효를 믿고 미루기보다 먼저 청구해 보세요.
셋째, 사는 동안 집주인이 바뀐 경우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장충금 반환 의무까지 승계에 포함되는지는 확립된 판례가 없습니다. 전액인지 각자 소유했던 기간만큼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승계 시점에 정산 방법을 미리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고지서에 항목이 있으면 아파트든 오피스텔이든 돌려받을 돈이 있고, 근거 조문이 다를 뿐입니다. 신축이면 첫 1년이 빠집니다. 이사 날짜를 잡는 김에 확인서부터 요청해 두세요.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장기수선충당금 돌려받기」 보기
헷갈리는 것들
고지서에 장기수선충당금 항목이 안 보이면 못 받는 건가요?
먼저 항목 이름을 다시 보세요. 집합건물이면 수선적립금으로 적혀 있고, 세부 내역을 펼쳐야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도 없다면 그 건물이 적립을 안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안 걷었으면 쌓인 돈이 없으니 정산할 것도 없습니다. 관리단 규약이나 집회 결의로 새로 걷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대상이 됩니다.
이미 이사를 나왔는데 지금 청구해도 되나요?
됩니다. 살던 단지 관리사무소에 납부확인서 발급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계약서나 이체 내역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소멸시효도 앞에서 적었듯 확립된 판단이 없습니다. 알게 된 시점에 바로 연락하세요.
월세도 해당되나요, 전세만인가요?
전세와 월세를 가리지 않습니다. 조문이 나누는 기준은 계약 형태가 아니라 소유자냐 사용자냐입니다. 월세로 살면서 관리비에 포함된 장충금을 냈다면 같은 방식으로 청구합니다. 다만 LH나 민간임대주택 같은 임대주택 임차인은 법 제2조 제1항 제6호의 “사용자”에서 빠져 있어 이 절차와 다릅니다.
관리사무소가 집주인 동의서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아파트라면 시행령 제31조 제9항을 근거로 요청하세요. 사용자가 요구하면 지체 없이 발급하라는 조항입니다. 집주인 동의를 조건으로 달아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거절당하면 관할 시·군·구 공동주택 담당 부서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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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5조의4」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관리비예치금 및 장기수선충당금 정산하기」 · 대법원 전국법원 주요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가단137284 · 한국아파트신문 「전국 평균 장충금 단가 ㎡당 312원」(2025-07-09 보도, K-apt 2025년 5월 기준)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금액과 적립 여부는 단지·건물마다 다르므로 관리사무소와 관리비 고지서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계약서 특약이나 분쟁이 얽힌 경우에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