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이나 기일이 다가오면 제사상 차림을 검색하게 되는데, 막상 찾아보면 더 헷갈립니다. 어떤 안내는 다섯 줄로 놓으라 하고, 어떤 곳은 과일 순서가 서로 다르고, 또 어떤 기사는 “그런 규칙은 원래 없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셋 다 근거가 있고, 우리 집이 어느 쪽을 따를지 정하는 문제입니다. 여기서는 향교식 5열 진설을 표로 먼저 정리하고, 제사상과 차례상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성균관이 내놓은 표준안이 어디까지 말했는지를 갈라서 봅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08-18
② 진설에서 말하는 동서는 실제 방위가 아니라, 신위를 향해 선 사람의 오른쪽이 동쪽·왼쪽이 서쪽이라는 약속입니다.
③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 기본 6가지·10가지 내외면 충분하고 전은 올리지 않아도 되며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어떤 예서에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 제사상 차림, 다섯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동서 방향부터 잡아야 좌우가 안 뒤집힙니다
- 제사상과 차례상은 같은 상이 아닙니다
- 과일 순서는 공공기관 안내끼리도 어긋납니다
- 성균관 표준안이 실제로 말한 것
- 우리 집은 어느 쪽으로 — 상황별 세 가지 선택
- 준비 순서와 흔히 막히는 지점
- 자주 묻는 질문
- 마치며
제사상 차림, 다섯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흔히 쓰이는 방식은 향교에서 권하는 5열 진설입니다. 홍성추모공원 제례 안내도 “제사상 진설법은 각 지방의 관습에 따라 다른 점이 많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향교에서 권하는 제사상 차리는 법을 많이 따르고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즉 절대 규범이 아니라 가장 널리 쓰이는 관행이라는 뜻입니다.
줄 번호는 신위(지방·사진)에서 가까운 쪽이 1열이고, 절하는 사람 쪽으로 갈수록 숫자가 커집니다.
| 줄 | 무엇을 놓나 | 구체적으로 |
|---|---|---|
| 1열(신위 쪽) | 술잔과 메(밥) |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으로 대체 |
| 2열 | 적(炙)과 전(煎) | 육적·어적·소적 순, 부침류 |
| 3열 | 탕 | 육탕·소탕·어탕 등 |
| 4열 | 포와 나물 | 포, 나물, 김치, 장류, 식혜 |
| 5열(사람 쪽) | 과실 | 대추·밤·감·배 등 과일과 과자류 |
여기서 1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기일 제사면 밥과 국, 설이면 떡국, 추석이면 송편이 올라갑니다. 상 전체를 다시 짜는 게 아니라 한 자리만 계절 음식으로 바뀌는 구조라고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동서 방향부터 잡아야 좌우가 안 뒤집힙니다
제사상 안내를 읽다가 가장 많이 꼬이는 지점이 방향입니다. “밥은 서쪽”이라고 해서 나침반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홍성추모공원 제례 안내는 “진설하는 위치를 말할 때는 편의상 제사 지내는 신위를 향하여 우편을 동쪽, 좌편을 서쪽으로 정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상 앞에서 신위를 향해 선 사람 기준으로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이라는 뜻입니다. 실제 나침반 방위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이 약속만 잡아 두면 서울시설공단 장사시설 안내에 나오는 네 가지 원칙이 그대로 읽힙니다.
| 원칙 | 뜻 | 상 앞에 선 사람 기준 |
|---|---|---|
| 반서갱동(飯西羹東) | 밥은 서쪽, 국은 동쪽 | 밥이 왼쪽, 국이 오른쪽 |
|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 생선이 오른쪽, 고기가 왼쪽 |
| 두동미서(頭東尾西) |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 생선 머리가 오른쪽 |
| 좌포우혜(左脯右醯) | 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 | 포가 왼쪽, 식혜가 오른쪽 |
네 번째만 표현이 다른 점을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앞의 셋은 동·서로 말하는데 좌포우혜만 좌·우로 말합니다. 기준이 다른 게 아니라 같은 자리를 다른 말로 적은 것입니다. 서쪽이 곧 왼쪽이니 포가 서쪽 끝, 식혜가 동쪽 끝으로 같은 결과가 됩니다. 용어가 섞여 나올 때는 서=왼쪽, 동=오른쪽 하나만 외워 두면 네 가지가 전부 같은 지도로 읽힙니다.
제사상과 차례상은 같은 상이 아닙니다
검색 결과가 서로 안 맞는 큰 이유 하나가 이것입니다. 기일에 지내는 기제사와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다른 의례인데, 안내 글들이 이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종수 전 국립고궁박물관장의 설명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 구분 | 기제사 | 차례 |
|---|---|---|
| 언제 | 돌아가신 날 밤 | 명절날 아침 |
| 누구를 | 그날 기일인 조상 | 4대 조상을 함께 |
| 1열 음식 | 메(밥)와 갱(국) | 계절 특식(설=떡국, 추석=송편) |
| 축문 | 읽는다 | 없다 |
| 술잔 | 세 번 올린다 | 한 번만 올린다 |
차례를 두고 무축단잔(無祝單盞)의 약식 제사라고 부르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축문 없이, 술 한 잔으로 끝나는 간소한 형식이라는 뜻입니다. ‘차례’라는 이름 자체도 사당에 참배할 때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니 명절 상을 기제사만큼 무겁게 차리려다 지치는 건, 원래 형식보다 과하게 가고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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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순서는 공공기관 안내끼리도 어긋납니다
가장 많이 부딪히는 지점이 5열 과일 순서입니다. 그런데 공공기관 안내 두 곳을 나란히 놓고 보면 서로 다릅니다.
| 출처 | 과일 순서(서쪽 → 동쪽) |
|---|---|
| 서울시설공단 장사시설 안내 | 대추 · 밤 · 배 · 감(조율이시) |
| 홍성추모공원 제례 안내 | 대추 · 밤 · 감 · 배 |
둘 다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장사시설 안내인데 배와 감의 자리가 바뀌어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오타를 낸 게 아니라, 예로부터 조율이시(棗栗梨柿)와 조율시이(棗栗柿梨) 두 가지 표현이 함께 쓰여 왔기 때문입니다. 홍성추모공원 안내도 진설법이 지방 관습에 따라 다른 점이 많다고 미리 단서를 달아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공식 안내끼리도 결론이 갈리는 사안이라, 친척 어른과 순서를 두고 다툴 이유가 없습니다. 집안에서 해오던 방식이 있으면 그걸 따르는 게 가장 무난하고, 없으면 다음 항목의 성균관 입장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성균관 표준안이 실제로 말한 것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 9월 5일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보고 “전 부치지 말라더라”로만 알려진 내용인데, 실제 발표에는 그보다 넓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 기본은 6가지 —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 더 올린다면 육류·생선·떡 정도. 전체 10가지 내외면 충분합니다.
- 전은 필수가 아닙니다 — 시연 상에도 기름에 지진 전은 올리지 않았습니다. 근거는 사계 김장생의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로,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기록입니다.
-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말은 어떤 예서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습니다.
- 놓는 순서나 자리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위원회의 결론입니다.
-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은 조상의 사진을 두고 지내도 됩니다.
- 차례와 성묘 중 무엇을 먼저 할지도 가족이 의논해 정하면 됩니다.
여기서 짚을 부분이 있습니다. 성균관이 부정한 것은 “홍동백서·조율이시라는 규칙이 옛 예서에 적혀 있다”는 주장이지, 5열 진설 자체를 없애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따를 수는 있지만, 안 따랐다고 예법에 어긋나는 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성균관이 제사를 없애라 했다”는 식으로 잘못 전해집니다.
우리 집은 어느 쪽으로 — 상황별 세 가지 선택
정답이 하나가 아니니, 결국 우리 집 상황에 맞는 형식을 고르는 문제가 됩니다. 세 가지로 갈라 보면 판단이 쉽습니다.
| 이런 집이라면 | 이렇게 | 상 구성 |
|---|---|---|
| 집안에 해오던 방식이 뚜렷하고 어른이 주관한다 | 전통형 — 5열 진설 유지 | 밥·국(또는 송편) / 적·전 / 탕 / 포·나물 / 과일 |
| 어른은 계시지만 준비 인원이 부족하다 | 절충형 — 줄은 유지하고 가짓수만 축소 | 다섯 줄 형태는 두되 각 줄 1~2가지씩, 총 10가지 안팎 |
| 기준이 될 선례가 없거나 새로 시작한다 | 표준안형 — 성균관 6가지 기준 | 송편·나물·구이·김치·과일·술 6가지, 전 생략 가능 |
어느 쪽을 고르든 한 가지는 공통입니다. 형식을 바꿀 거라면 상을 차리기 전에 가족과 먼저 합의해야 합니다. 당일 아침에 상 앞에서 “전이 왜 없냐”가 나오면 그때부터는 예법 문제가 아니라 감정 문제가 됩니다. 성균관이 표준안을 낸 취지 자체가 명절 갈등과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었으니, 미리 말을 맞추는 것이 표준안의 본래 목적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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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순서와 흔히 막히는 지점
상차림 자체보다 순서를 몰라 당일에 허둥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준비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눠 두면 편합니다.
- 형식 합의(며칠 전) — 위 세 가지 중 어느 쪽으로 갈지, 전을 부칠지부터 정합니다.
- 장보기와 손질(1~2일 전) — 나물·포·과일처럼 미리 해둘 수 있는 것을 먼저 처리합니다.
- 신위 준비(전날) — 지방을 쓰거나, 사당이 없는 집은 조상 사진을 준비합니다.
- 당일 진설 — 신위를 놓고 1열부터 차례로 채워 나갑니다.

막히는 지점도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첫째는 상의 크기입니다. 5열을 그대로 놓으려면 생각보다 상이 커야 해서, 일반 교자상에서는 3~4열로 붙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럴 땐 줄 수를 억지로 맞추기보다 순서만 지켜 앞뒤로 배치하면 됩니다. 둘째는 과일 개수입니다. 홀수로 맞추는 관행이 있지만 이 역시 예서에 근거가 확인되는 규정은 아닙니다. 셋째는 전 부치기인데, 명절 노동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나옵니다. 굳이 부친다면 코팅이 살아 있는 팬을 쓰는 편이 기름도 덜 먹고 뒷정리도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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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제사상에 전을 꼭 올려야 하나요?
아닙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2022년 표준안 시연에서 기름에 지진 전을 올리지 않았고,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라는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의 기록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집안에서 오래 올려 왔다면 그걸 유지해도 문제되지 않습니다.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지켜야 하는 규칙인가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말은 어떤 예서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놓는 순서나 자리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서울시설공단과 홍성추모공원의 과일 순서 안내도 서로 다릅니다. 관행으로 참고하되 정답으로 다툴 사안은 아닙니다.
추석 차례상에도 밥과 국을 올리나요?
차례에는 메(밥)와 갱(국) 대신 계절 특식을 씁니다. 설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이 그 자리에 올라갑니다. 밥과 국은 기일에 지내는 기제사에서 쓰는 구성입니다.
지방을 못 쓰면 사진으로 대신해도 되나요?
됩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조상의 사진을 두고 제사를 지내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을 쓰겠다면 관계에 따라 문구가 달라지므로 양식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차례와 성묘 중 뭐가 먼저인가요?
정해진 순서는 없습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차례와 성묘 중 어느 것을 먼저 하느냐도 가족이 의논해 정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동 거리와 연휴 일정에 맞춰 정하면 됩니다.
상이 작아 다섯 줄이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줄 수를 맞추는 것보다 순서를 지키는 쪽이 중요합니다. 신위에서 가까운 쪽부터 밥·국(또는 송편) → 적·전 → 탕 → 포·나물 → 과일 순만 유지하면, 3~4열로 합쳐 놓아도 무방합니다. 진설법 자체가 지방 관습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마치며
제사상 차림을 정리하면 남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 순서는 신위 쪽부터 — 밥·국 → 적·전 → 탕 → 포·나물 → 과일. 줄이 줄어도 이 순서만 지키면 됩니다.
- 기제사와 차례는 다르다 — 1열이 밥·국이냐 떡국·송편이냐, 축문이 있느냐, 술을 세 번이냐 한 번이냐로 갈립니다.
- 세부 규칙은 확정된 정답이 없다 — 공공기관 안내끼리도 과일 순서가 엇갈리고, 성균관은 순서와 자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남는 기준은 가족이 미리 합의했는가 하나입니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니, 형식을 바꿀 생각이 있다면 상을 차리기 전에 말을 맞춰 두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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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서울시설공단 장사시설 제사상 차리는 방법 · 홍성추모공원 제례상식 — 제사상 차리는 법 ·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차례상 표준안(2022-09-05, 경향신문 보도) · 정종수 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차례와 제사의 차이」(서울신문)
본 글은 일반 정보이며 특정 가문·지역의 예법을 확정하지 않습니다. 진설법은 지방 관습과 집안에 따라 차이가 크므로, 실제 상차림은 집안의 관례와 가족 합의를 우선하시기 바랍니다.
